그라인더가 만들어 내는 입도 분포에 대한 이해
10월, 나는 몇가지 테스트를 위해 함부르크에 있는 말코닉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EK43 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EK43이 커피 맛을 상승시키는 이유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커피 그라인더를 분석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레이저 회절 입도 분석기 같은 다양한 측정 장비를 꽤나 많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특히 이 장비는 주어진 커피 샘플들에 대한 모든 입자 크기를 측정해 그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분석된 그래프는 커피 그라인더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으며, 각기 다른 그라인더들이 같은 커피의 맛을 왜 달리 표현하고 다르게 추출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그라인더들은 두 봉우리(peak)가 존재하는 이원화된 곡선으로 나타나는 분쇄 샘플들을 만들어냅니다. 흔히 굵은 봉우리가 우리가 말하는 목표 분쇄도 세팅(예를 들어 분쇄도 세팅이 6 이라면 500미크론에 집중되는 식)이며 보다 미세한 부분 쪽에 치우친 두번째 봉우리는 그라인딩 과정에서 부차적(파쇄 or 부스러짐)으로 생성되는 굉장히 미세한 파편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미분들은 통상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굵은 쪽 입자들에 비해 막대한 표면적을 가지고 과도하게 추출될 가능성이 크기에 커피 추출에 있어 달갑지 않은 존재로 간주됩니다. 미분은 깨지기 쉬운 커피 원두의 특성상 피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분쇄시 필연적으로 부스러기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테스트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굉장히 유사한 크기의 입자가 집중된 형태로 나타나는 "좁고 높은 종(bell)" 형태 커브 그래프로 나타납니다. 이는 균일하고 맛있는 추출을 보다 쉽게 이루어 내는데, 보다 스윗하고 투명하며, 균형감 있는 커피를 얻도록 추출 수율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꽤 오래동안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들은 이원화된 분포 곡선을 그리는 입자를 만드는게 바람직하다고 여겨져왔습니다. 그동안 이를 뒷받침 하는 이론은 "불균일한 입자 분포가 효과적으로 물의 흐름을 제한하여 바리스타로 하여금 30ml / 30 초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쉽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이론은 결함이 있는데, 불균일한 입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사실 불균일한 추출을 만드는 것 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불균일한 추출은 커피 추출에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공통된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실상 추출되는 모든 커피에 존재하는 문제이기도 하죠.
말코닉에서의 테스트는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 추출에 있어 EK43 이 다른 그라인더과 비교시 어떠한 분쇄 분포를 보이는가를 밝히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날의 간극을 동일하게 캘리브레이션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행해지긴 하지만 사실 좀 모호하고, 큰 관련성이 없었기에 대신에, 우리는 우리의 벤치마킹을 위해 추출 수율을 사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분쇄도 세팅에 있어 결정 요소로 추출 수율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주어진 커피를 사용해 각각의 그라인더들이 가장 맛있는 샷을 추출하는 능력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세계 유수의 커피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그라인더를 사용해 이미 행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분류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서로 다른 그라인더들간에 추출 비율(Brew Ratio)을 비교하는 방법이 더 좋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추출 수율을 "더 높이고, 더 맛있는 추출을 얻어내기 위한" 나의 궁극적인 목표와 관련해 몇가지 이유에서 약점이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보다 높고, 더욱 맛있는 추출 수율을 얻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그라인더가 가장 우수한지 알 수가 없으며, 단지 레이저 회절 테스트를 통해 그 결과를 추측만 할 뿐이니 결국 이전보다 발전된 결과를 얻을 수 없을겁니다.
또한 이 실험은 전적으로 에스프레소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는 필터 커피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글을 쓸 계획이니 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다면 조금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에스프레소 테스트는 모두 한 커피를 통해 행해졌고, 모두 동일한 배치 로스팅을 통해 얻어진 것입니다. 이 커피는 콜롬비아 후일라 Finca ‘El Silencio’의 카투라입니다. 스크린 사이즈와 밀도, 품질 모두 완벽한 VIRMAX사의 커피입니다. 이런 류의 테스트에서 이 점은 굉장히 중요한데 그라인더 변수만을 남겨두고 추출 중 가능한 변화는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커피는 올 한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커피이기도 했기에 테이스팅적 측면에 있어서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습니다.
나는 각각의 그라인더들을 내 역량껏 다이얼링 했습니다. 나는 dryness, bitterness 혹은 기타 과추출에 대한 부작용이 없는 선에서 최대한 가능한 높은 추출 수율에 도달하려 했습니다. 이 수준의 추출 수율은 그라인더들이 자신의 최대성능을 낼수 있는 최대치에 가장 가까운 동시에 각 그라인더들의 분쇄 샘플을 얻는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추출 테스트를 위한 파라미터
- 비교에 사용된 그라인더 : 매저 로버, 말코닉 K30, 안핌 슈퍼 카이마노, 말코닉 EK43(커피 버 사용, EK43은 터키쉬 분쇄의 날이 별도 존재-역자주)
- 에스프레소 머신 : 키스 반 더 웨스턴의 스피드스터
- 바스켓 : 22g VST 릿지리스
- 모든 샷은 +- 0.01g 오차범위 내로 추출
- 추출 온도는 섭씨 94
- 추출 수율은 VST LAB 2 굴절계(매 샘플마다 깨끗한 주사기 필터 사용)를 통해 2회 측정
여기 그래프에 대한 간략한 요약 자료가 있습니다.
X 축은 0~2000미크론(혹은 0 ~ 2mm) 사이에서 미크론 단위로 측정된 값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레이저로 측정한 커피 입자들의 크기입니다. 모든 입자들은 크기 측정과 입자 수 측정이 이루어집니다. 완벽히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그라인더는 완벽히 동일한 입자 크기의 커피 분쇄입자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는 분쇄 입자의 "분포"를 접하게 됩니다. 가장 좋은 그라인더는 가장 좁은 분쇄 입도 분포를 보이게 됩니다.
그래프에서 X 축은 비선형적 특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숫자가 늘어납니다. 이것은 샘플의 모든 입도 사이즈의 % 량 분포를 측정하기 때문인데, 미분은 실제로 굉장히 작아 일정 비율로 선형 축상에 표시를 한다면 거의 미분쪽 수치 결과를 보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Y 축은 0 ~ 10%까지의 %/부피입니다. 이것은 특정 크기의 입자들의 각 크기를 전체 대비 퍼센트 비율로 나타냅니다. 만약 붉은 선을 본다면, 400미크론 바로 위 9%에서 봉우리를 이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완벽히 정확히 전체 샘플 중 400미크론의 범위에서 9%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유사 수치로 생각해도 무방하죠. 너무 정확한 % 수치를 얻기위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높은 수치와 낮은 수치는 각각 더 많고 더 적은 정도라고 이해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실제 원문은 9%라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붉은 선의 수치는 7.5정도죠. 오기로 보셔도 되실 듯 합니다, 혹시 제가 잘못 이해했다면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Mean 은 전체 입자의 평균 크기를 나타냅니다.
Mode 는 가장 집중된 분포의 사이즈를 나타냅니다.(봉우리-피크의 수치)
Median 은 모든 분포 입자의 수치적 중간값을 나타냅니다.
입자 분포도 그래프만으로는 잘못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라인더 간의 비교를 위해 몇개의 번호로 보기 쉽게 편집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은데 되도록이면, 이성적으로 조리있고,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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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미분이 적은 그라인더는 로버입니다.(녹색)
이것은 기존 경험에 비추어 꽤 놀라운 결과이지만, 명백한 부분입니다. 로버는 가장 많은 수의 큰 입자(절반 이상이 444미크론 이상인)들을 만들어냅니다. 미분들은 커피 원두를 작은 조각으로 자를 때 생성됩니다. 로버는 다른 그라인더들처럼 작은 입도의 알갱이들을 만들지 못하는 동시에 가장 적은 양의 미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족 : 이것은 "적절한 에스프레소 추출 흐름을 위해 미분이 필요하다"라는 논쟁에 있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작은 입자들보다 커다란 입자 분포를 갖는 전통적인 에스프레소 그라인더들의 상황에서만큼은 '미분이 흐름을 제한하는 역할'에서 사실일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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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넓은 분쇄 분포(혹은 가장 나쁜)를 가지고 있는 그라인더는 로버입니다. (녹색)
이것은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로버의 샷은 일관적으로 과소 추출로 측정 되었고, 사실상 19% 이상의 추출 수율을 얻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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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미세한, 혹은 가장 작은 입도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295 미크론의 EK43 (파란색)이었습니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EK43 은 다른 어떤 그라인더 보다 균일한 분포를 보이는 동시에 훨씬 더 미세한 입자들의 집중도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과다추출의 향미 없이도 더 많은 추출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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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43 은 가장 많은 미분을 만들지만, 이 건에 관해 두가지 정도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1. EK43 은 다른 그라인더들 보다 훨씬 많은 횟수로 커피 원두를 잘라(Slicing) 평균적으로 굉장히 미세한 분쇄 입도를 만듭니다. 이런 이유라면 미분이 훨씬 더 많아야 하지만 사실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EK43은 로버에 비해 겨우 3% 더 많은 0~90 미크론 사이의 입자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사실상 굉장히 훌륭한 성능인데, 적은 미분을 생성하면서도 더욱 미세한 훌륭한 입도의 분쇄 입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2. 분쇄 원두의 나머지는 다른 어떤 그라인더들보다 훨씬 미세한쪽에 가깝습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것은 EK43 의 우수함을 규정짓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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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의 입도 크기 평균은 460미크론으로 굉장히 큰 편입니다. 그리고 봉우리(피크) 분포 중심의 567미크론 사이즈는 꽤나 충격적인데, 이는 EK43가 가진 집중된 봉우리의 중심 크기보다 거의 2배나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그라인더 대부분은 피크 분포와 평균 분포치가 80미크론 이내에 불과합니다만, 로버와 안핌은 둘다 100미크론을 상회합니다. 이것은 결국 전체 분포에서 더 큰 비율로 굵은 입도 분포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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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0 의 분포 곡선을 보세요.(갈색) 실질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며 전체적으로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로버(녹색)나 안핌(붉은색) 보다 훨씬 더 EK43에 가깝습니다. 맛의 결과도 이와 합치합니다. 우리는 K30 을 통해 다른 경쟁 그라인더들보다 훨씬 더 높은 추출 수율의 달콤한 샷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대 분쇄 입도가 800미크론이며, 이는 로버보다 800미크론 작고 안핌보다 1000미크론이나 작으며, EK43 보다 겨루 100미크론 큰 정도입니다. 단지 최소 최대치에 초첨을 맞추기보다는 평균 분쇄 입도와 집중된 봉우리에서의 입도 크기, 그리고 이들의 차이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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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핌의 분쇄 분포(붉은색)은 대부분의 분쇄 집중도가 보다 가는 쪽에 형성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시 로버(녹색)보다 성능이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1500미크론 인근에서 살짝 무너지긴 하지만 전체 분포 곡선에 비추어 아주 작은 부분이라 무시할만 합니다.
이것들은 최종적인 결과는 아닙니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테스트들이 시행되어야 하지만, 일단은 왜 EK43 에 대한 맛의 선호가 두드러졌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로선 충분히 유용하다 볼 수 있습니다. 이어질 세번 째 파트에서, 이 부분을 맛과 추출과 연관 시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