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이오니어 커피입니다.
어느덧 9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저도 매장을 한지 1년반이 지나고 있어요
기쁘게도 요즘 많이 바빠져서 아카데믹 커피를 쓸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ㅎㅎ
여전히 궁금한건 많고 이슈도 많은데 머리가 따라가질 못하네요.
오늘 다룰 주제는 예맨커피들의 유전적 구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작년 키마커피에선 예맨 커피들과 에티오피아, 티피카-버본 재배종들을 수집해 예맨커피들의
유전적으로 어떻게 분리되는지, 다른 품종과 관계는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로
1. 신기하게도 케냐 품종으로 대표되는 'SL34'와 'SL14'는 '버본' 그룹과 거리가 멀다는 결과를 언급했고
2. 예맨에서 자생하는 품종들은 독립된 유전적 집단을 형성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 품종들을 '뉴예맨 new yemeni' 이라고 불렀죠.
에티오피아에서 예맨으로 아라비카가 전파되었기 때문에, 예맨의 품종들은 에티오피아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수백년이 지나면서 예맨의 자생종들은 예맨의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에 적응하면서 그들만의
유전자풀을 구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된 유전적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죠.
첫번째 키마커피의 논문이 예맨 커피의 유전적 구조와 독립성을 주장했다면
오늘 다룰 두번째 논문에서는 예맨 주 재배지에서 수집한 품종들의 유전적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
Vernacular Names and Genetics of Cultivated Coffee ( Coffea arabica ) in Yemen
agronomy
현재 커피섹터에서 가장 큰, 그리고 장기적인 이슈는 기후변화 입니다. 점진적인 기온상승과 예측불가능한 기후 패턴이 가장 큰 위협이죠.
많은 시물레이션이 2050년엔 지금보다 온도가 많게는 수도(C')정도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럴경우 비교적 고온에 약한 커피나무들은 품질이 저하되거나, 아니면 기존과 같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더 고지대로 이동해야 한다고 하죠. 결국 재배면적의 감소와 큰 비용이 발생됩니다.
예맨은 에티오피아에 비해 더 뜨겁고 건조한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첫번째 논문 [1] 에서 밝혔듯이
예맨커피들은 독립된 그룹을 형성할 만큼 충분히 자생하고 있죠. 사실, 예맨의 대부분은 사막이기 때문에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가 맞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재배되는 지역은 예맨 서쪽 고지대에 한정되어 있다보니,
더운 기후에서 자란다는 말은 조금 부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본 블로그 카테고리인 '차곡차곡 커피공부 - 재배종' 의 예맨편에서 잠깐 다뤘듯이 서쪽지역은 고지대라 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일부 숲지역에서 커피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자라지 않는다는 말이죠
오히려 햇빛에 노출되어 재배하는 브라질이나 콜롬비아에서 고온-가뭄 저항성 개체를 발견하는게 더 쉬울 듯 합니다. 어쨌든, 그래도 덥고 건조하긴 하니 예맨 커피들의 고온-가뭄 저항성을 테스트 한 후 성과가 좋다면 추가적인
연구로 진행될 수 있겠죠
브라질, 콜롬비아같은 커피 강국은 국가연구소가 수십년간 커피를 연구했기 때문에 잘 정립된 농작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각 품종들은 이름이 명확하며 어디서 개발했는지 추적할 수 있죠.
반면 에티오피아나 예맨, 그리고 일부 중미에선 여전히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이름들을 사용합니다.
또는 오리진이 불분명한 개체에 이름을 붙여서 품종이라고 말을 하고 있죠
예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예맨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정확히는 렌드레이스)들은 'Udaini', 'Dawairi', 'Tufahi' 그리고'Burai'라고 합니다. 이전 논문들에선 이 이름을 가진 개체들을 수집해서 유전적 관계를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그룹으로
분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름만 같고 내용물은 다르다는 거죠.
저자들도 서론에서 계속 언급했던 내용이 있습니다.
형태의 차이로 '품종'을 구분하긴 어렵다는것이죠. 대표적인 이유는 같은 품종이라도 환경에따라 다른 형태를 띄는 경우가 있고 품종이 다르더라도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특정 돌연변이들,
예를들면, 잎 색, 키, 체리색 등은 품종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점이죠.
(이런 변이들은 상당히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특징이기 때문에)
이번 논문 목표는 재배종들의 토착이름이 특정 유전그룹과 연관이 있다고 볼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다음과 질문을 던졌습니다.
예맨 각 지역에서 수집한 품종들의 토착이름과 각 지역이 연관되어 있는지?
토착이름과 예맨 품종들의 유전적 관계는 어떤지?
실험
우선, 예맨 주재배지의 농장들에서 커피들을 수집했습니다. 수집할 때 이 품종의 토착이름도 같이 알아왔죠.
그림1. 수집한 샘플들의 위치
우선 먼저 할 일은 재료수집 ㅋㅋ
이번 수집한 지역들도 보시면 서쪽에 몰려있죠 그리고 등고선형태로 볼 때 고도가 상당히 높다(높아보여요)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지역에서 커피들을 수집하고 수집할 때 '얘 이름이 뭐냐고도' 물었습니다
표1. 각 지역과 농장에서 수집한 커피나무들의 토착이름과 수량; 총 유전자 분석에 참여한 개체는 88그루
총 148개의 농가에서 샘플 수집. 그 중 88그루가 유전자 분석. 위쪽 표의 오른쪽 Udaini를 포함한 5개는 품종입니다.
그림2.
위 그림은 전체 지역에서 수집한 품종들 분포입니다.
보시다시피 총 18개의 품종들이 있지만 상위5개가 전체의 약80%를 차지하기 때문에 표에서 보셨던 것 처럼
5개 품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
토착이름과 지역이 관계되어 있나 ?
(아마 지역과 품종의 재배빈도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들에 따르면 monte carlo test를 통해서 지역과 토착이름이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림은 각 지역(governorate)에서 재배하는 품종들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저에게 몬테카를로 방법은 생소해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통계처리를 하니까 지역별 재배품종 빈도가
나왔습니다. 저자들이 말한 지역-품종의 관계는 '지역마다 재배하는 품종들이 다르냐' 입니다.
저자는 위의 세 지역과 나머지가 다르다고 언급했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위의 세 지역은 udaini와 dawairi, tufahi 품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래 두 지역은 udaini가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대중적으로 재배되긴 하지만 다른 품종들 또한
많이 재배되고 있었죠. 특히 buna 품종은 네번째 Al mahwit에서만 관찰되었고 상당히 많은 재배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jaadi 품종도 sanaa지역에선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죠
첫번째 그림의 지도를 보시면 위의 세 지역은 남쪽에 속하고 아래 두 지역은 북쪽에 속합니다.
위 결과로만 봤을 때 남쪽 지역은 비교적 한정된 품종들을 재배한다고 볼 수 있고 위쪽 지역은 품종다각화를
이룬듯 합니다. 저자들이 농부들에게 물었을 때에도 남쪽 농부들은 ' 우리는 한 품종만 주로 재배한다' 라고 했으며 북쪽 재배자들은 ' 우린 두 품종 이상 재배한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써먹을 수 있는걸로는, 앞으로 예맨 구매할 때 싱글오리진을 선호하면 남쪽지역, 에툐퍄처럼
에어룸을 원하면 북쪽에서 재배된 커피를 고르면 되겠군요 ㅎㅎ
토착 품종들의 이름과 유전적인 관계는 어떨까 ?
그림4. 수집한 품종들의 유전적 구조(왼쪽) , 유전그룹들별 토착품종비율(오른쪽)
다음 내용이 좀 중요합니다. 아마 핵심이 될텐데요, 여러 지역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개체들을 수집했습니다.
특히 udaini는 남쪽 북쪽 모두 핵심 재배 품종이었죠.
수집한 품종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유전 그룹들과 비교했습니다.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는 이전에 퀴마커피에서 진행했었습니다.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세개의 유전그룹과 비교했습니다.
첫번째는 버본-티피카, 두번째는 SL34, 세번째는 뉴예매니 그룹입니다.
*SL34 가 버본 또는 티피카와 관계있다는 말이 많지만 지난 연구에서
SL시리즈는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번 연구도 SL34를 따로 뺀듯 합니다.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예맨 서쪽을 다 돌며 수집한 유다이니 품종 중 절반의 유전적 관계는 뉴예매니였고 나머지는
비슷한 비율로 SL34, 버본-티피카 그룹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맨 아래 세 품종은 거의 대부분 뉴 예맨그룹에 속했죠. 부나품종은 모두 뉴예맨그룹에 속했습니다.
저는 사실 이 결과를 예상하긴 했습니다.
왜냐면 저들이 부르는 품종은 대대로 그렇게 불려 왔기 때문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품종들이 섞이거나 내용이
다르게 전달되었을 수도 있거든요.
핵심은, 같은 토착 품종이라도 실제론 상당히 다르다는 겁니다. 토착 품종마저 토착품종이 아닐 수 있어요.
Tufahi는 뽑기네요 ㅋㅋㅋ (두번째 품종)
이어서 오른쪽 그림을 보면 유전 그룹별 토착이름을 가진 품종들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SL 34그룹에는 대다수가 '유다이니' 그리고 이어서 'Tufahi' 가 차지했네요
이 결과만 보면 예맨 품종들의 신뢰성이 문제가 가는군요.
어떤 품종이라고 판매를 하더라도 실제는 전혀 다른 품종일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그럼에도 독특한 커피를 원한다면 부나, 쟈디, 또는 다와이리를 고르면 될듯 합니다 ㅎㅎ
다와이리와 부나라고 불려진 품종들은 거의 뉴 예맨에 속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품종을 재배하는 지역은
북쪽이였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단품종을 주로 재배하면서 버본-티피카 그룹에 많이 속해진 남쪽 지역들이
커피재배가 더 활발하고 발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ㅎㅎ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품종을 선택하고, 균일한 재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 한가지 언급할 내용은 'SL34'는 '그룹'이지 SL34 품종을 뜻하는게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버본-티피카 그룹' 도 이 품종들을 포함한 수많은 재배종을 포함합니다.
같은 토착이름을 갖더라도 실제론 많이 다를 수 있다
위 결과도 방금 말한 내용과 거의 일치하는 부분이라 크게 다루지 않고 넘어갈 예정이지만,
한가지만 말하고 넘어갈게요
방금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각 유전 그룹에는 수많은 품종들이 있습니다.
같은 토착 이름을 가진 품종이 같은 유전 그룹 (예를들면 버본-티피카)에 속할지라도
그 토착품종이 카투라에 가까울수도 있고 빌라사치에 가까울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같은 토착 품종에서도
같은 색상을 가진 점들이 분산되어 있는겁니다
가장 마지막에 있는 부나만 오직 하나의 점으로만 표기되어 있죠.
부나는 총 5개의 샘플로 유전자 분석을 했으니 다섯 개체가 모두 하나의 유전형(single genotype)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가지는 jaadi와 Tufahi의 파란점 위치가 같습니다. (tufahi와 udaini의 파란점도)
이 말은 실제로 두 품종은 유전적으로 같으나 다른 토착이름을 갖은거죠
마지막은 요약입니다
그림6. 각 지역별 토착이름을 가진 품종들의 유전 그룹 분포 상태
지역 하나를 제외했군요. 가장 위의 udaini를 보면 신기한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남쪽의 유다이니와 북쪽의 유다이니는 아예 다르다고 볼 수 있죠;
(아니 애초에 다르긴합니다만 그들끼리의 품종 마저 다르다는 것 ,,)
만약 북쪽에서 유다이니를 묘사한다면 남쪽사람들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북쪽의 sanaa에서 같은 북쪽의 Al mahwit 지역 사람들에게 유다이니를 묘사한다면 동의를 할 가능성이 높군요.
왜냐면 북쪽에서 부르는 유다이니의 유전그룹은 거의 다 뉴예매니에 속하고 남쪽의 유다이니는 버본-티피카에
가깝기 때문이죠.
끝
아효 이제 유튜브 찍으러 갑니다
[1] Unveiling a unique genetic diversity of cultivated Coffea arabica L. in its main domestication center: Yemen
[2] Vernacular Names and Genetics of Cultivated Coffee ( Coffea arabica ) in Yemen
ㅠㅠ 본문에 그림 삽입 어떻게 하나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