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항상 저는 나쁜 머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디자인과 성능, 크기, 가격 등등을 보면서 구매를 하니까요.
이글원 프라임은 예전에 관심을 가졌다가 그 이후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호프만과 아이얼만이 엠베서더였으니 괜찮을 것 같다가도 디자인적 부분 때문에 살짝 관심 밖인 머신이기도 했구요. 그리고 이미 사용하는 머신들이 많아서...
여튼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이번 대란이 터졌다해서 항상 관심을 가지는 추출 안정성에 대해서 좀 살펴볼까해서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이 글은 순수하게 제 개인적인 구매 관점(성능)을 기반으로 한 짧은 소감이 되겠네요.
저는 항상 성능과 디자인이 최우선입니다. 가격은 이 악물면 뭐 못 살 머신은 없지 않겠습니까? 열정이 페이인 세상에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으니까요. OTL
각설하고 내부 도면을 보겠습니다.
https://vamachinery.com/downloads/Exploded-Eagle-One-PRIMA-2021_05.pdf
커피 보일러입니다. 히터가 굉장히 커 보이는데요. 도면에는 보일러 용량이 없어서 별도의 자료를 찾아봅니다. 150ml 짜리 용적의 추출 보일러군요. (다른 영상에서는 1.4l 라는 말도 있는데 대략 이 정도인것 같습니다.) 여기에 600W 히터가 장착되다보니 실제 추출수의 용적은 아마도 더 작아질 가능성도 없잖아 있겠지요. 그래도 보일러 사이즈에 비해서는 굉장히 강한 히터가 들어가는 편입니다. 거의 순간 온수 보일러 스타일로 물을 가열하는 특징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네요.
T3 기능의 도해
T3 기능은 여기도 적용됩니다. 그룹헤드에도 사실 엘로치오의 자르에서도 그룹헤드에 별도의 히팅 엘레멘트가 있어서 구조적으로는 거진 동일합니다. 헤드에는 300W 짜리 히팅 바가 들어가는군요.
지글러 가운데 눈에 띄는건 플로우미터에 장착되는 0.5mm 짜리 지글러입니다. (07300243 부분) FITTING 1/4M 1/8M GIGLER F.0,5 시모넬리 그룹에서는 0.5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합니다.(0.5mm 지글러는 총 2개가 사용됨) SIS 인퓨전으로 잘 알려진 매커니즘의 한축을 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여튼 이글원 프리마의 경우는 보일러 사이즈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실제로 HX 머신들의 열교환기 사이즈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재밌었던건 저 07300613 파츠죠. 심지어 파츠 북에서 아우렐리아라고 적힌 부품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예전 아우렐리아에서 사용하던 (사실 잘 사용하지 않던 추가적인 기능이죠)가 여기도 들어가 있습니다. 추억이 떠오릅니다.
스팀 보일러는 1.4L 군요. 별도의 프리히터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히팅 코일은 볼트에 따라 1200W, 1600W 가 달리 사용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리히터가 없고 이렇게 소용량 보일러인 경우 하드한 온도 테스트에서 성능이 좋은 경우는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온도 테스트를 찾아봤는데요. 독일쪽에서 자주 테스트하는 친구들이 마침 이글원 프리마도 측정한 결과가 있더군요.
94.5 에서의 온도 테스트 그래프입니다. 일단 첫 세트가 굉장히 높게 잡혔는데 아마도 IDLE 때 온도가 뜨겁게 잡히는 것은 헤드쪽 엘레멘트와 내부 관로에 체류된 결과로 보여집니다. 이 경우는 보일러 내부의 온도가 목표 온도에 온도 평형이 잘 이뤄진 경우고 이 물만 사용할 경우에는 추출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가 될 수 있겠지요. 다만 이 정도 사이즈에서 차가운 추출 수가 지속적으로 유입이 되는 연속 추출 상황을 견뎌내는 것은 실제로 쉽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Scace 필터로 1분 인터벌 추출을 진행한 결과 그래프이며 1세트의 경우 진한 파란색으로 세팅 온도인 94.5에 근접하는 추출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1회 이후 인터벌 추출에서는 목표온도보다 2도 이상 가량 낮게 추출 온도가 형성됩니다.)
인터벌 추출에서 각각의 세트마다 온도 편차도 세트당 1도 가량은 발생하고 연속 추출에서 온도 하강 양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일반 중급기에서는 이 정도 양상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닙니다. 물론 각 회사의 1그룹 최고급기에 비해서는 좋다고 보긴 어렵죠.
다만 특이한 것은 단일세트에서의 추출 온도 변화 추이입니다. 기본적으로 500cc 이상의 보일러를 갖는 듀얼 보일러 머신들에서는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추출 테스트 동안 온도가 하강하지 않습니다. 대략 초반 온도보다 1.5~2도 가량 후반 온도가 낮게 측정이 되는데, 듀얼 보일러 머신 가운데 이러한 특징을 내는 머신은 제 경우에는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연속 추출을 하면 추출 온도가 후반부로 갈 수록 미량 상승하는 것이 대형 추출 보일러 머신들의 특징이기도 하니까요. 아마도 150ml 의 추출 보일러의 한계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0초 이후부터 하강하는 양상은 세트를 반복해도 동일한 양상이지요. 아마도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측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잘 알고 있을겁니다. 제임스 호프만은 wbc 첫 공식 에스프레소 머신의 온도 측정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각해보면 연속 추출에서 보일러의 용량을 감안하면 연속 추출의 안정성은 그렇게는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마도 히터의 출력이 보일러 용적에 비해 충분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문제는 오프셋 값입니다. 앱에서 오프셋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봤는데, 적절한 추출 오프셋을 맞춘다면 사용자는 좀 혼란스러울 수 있겠군요.
이 독일 친구들도 이러한 추출 온도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머신들과 크로스 체크를 해보는데요. 재미있게도 로켓의 아파토멘토(hx)머신과도 비교를 했는데, 오히려 열교환식 머신보다 후반부 온도가 더 가파르게 하강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역시 보일러의 사이즈를 이길 수는 없나봅니다.
온도의 안정성 측면에서 사실 이런 결과는 이글원 프리마의 원래 판매 가격을 생각한다면 좋은 성능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저같이 테스트용 측면에서 머신의 변수를 줄이기 위한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온도 변수의 편차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리잡습니다. 이글원의 온도는 확실히 좀 특이합니다.
1분 인터벌 추출에서의 온도 양상
이러한 온도 프로파일은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추출 후반부의 고형분 감소에 걸맞는 자연스러운 매칭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온도 측면에서 플랫 프로파일을 원하는 이들은 아마도 고려 목록에서 높은 비율로 탈락시킬 가능성이 클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저라고 하면 대란 가격이라도 이러한 온도 때문에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글원 프리마 사용자라면, 1분 가량의 연속 추출 보다는 3~5분 가량의 충분한 텀을 두고 추출을 진행하시는게 데이터 상으로는 좋아보입니다. 사실 제가 직접 테스트해볼 기회가 있다면 다양한 인터벌 추출을 해볼 수 있을것도 같은데, 차후에 기회가 되면 직접 측정해보는 걸로 하죠.
여튼 에스프레소 머신을 저같이 타이트하게 테스트하고 고려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 정도일 겁니다. 따라서 지금의 가격으로 특정 브랜드의 싱글 그룹 중고급기를 살 수 있다는 점은 꽤 괜찮은 조건이기도 합니다. 다만 일시적 가격 이벤트이니 차후 가격이 원복 되었을 때에는 이미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추억은 제품 판매에 확실히 걸림돌이 되겠지요.
이러한 가격적 이벤트는 단시간 소비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이러한 성능 지표도 구입에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오늘 제가 쓴 글도 한번 읽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스팀 보일러의 용량, 추출 보일러의 용량은 확실히 300-400만원 초반의 여타 비교군의 머신보다 조금 하회하는 성능이기도 합니다. 리네라 미크라도 200ml 보일러니까요.
이글원은 환경 친화적인 콘셉트의 머신이기 때문에 작은 보일러를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커피 머신을 고르는데 있어서 ESG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부분에 의의를 두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