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번역이 아닌 글을 써보네요.
오늘 소개할 주제는 바로 ‘에스프레소 바스켓 & WAFO’입니다.
근 몇년간 스페셜티 커피와 관련해 수많은 논란, 그리고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인퓨즈드 커피부터 생두 수확량 급감 및 C-price 급상승, 파라곤(커피 칠링)의 등장, WDT툴(7침봉), 노바이패스 드리퍼, TDS리더기, 그리고 홈카페에서는 수많은 홈카페용 그라인더 경쟁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가 스페셜티 커피씬을 달구었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예상하는 2023년 스페셜티 커피 씬의 화두에 오를 글로벌한 주제들을 얘기하자면,
대한민국 시장(소비국가)에서 품종 관련 주제는 아직 새로운 품종들이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대회가 아닌 이상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아시아 산지의 커피들은 저렴한 가격 및 가까운 거리 때문에 이전보다는 자주 볼 수 있을거라 예상합니다.
현재 출시 예정인 전기&초소형 로스터기들(Kaffelogic Nano7, Stronghold Ratel, Bunafr, ROEST P2000, Bellweather)은 아직 필드테스트를 제대로 거치지 않기에 2023년에 바로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적용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카페쇼를 통해 많은 업체들이 입문&하이엔드 1그룹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보였습니다만, 여전히 입문하기에는 높은 가격대와 기존 1그룹 머신들에 비해 크게 혁신적인 면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는 기존 머신을 사용하는 유저와 얼리어답터 사이에서의 머신 춘추전국시대가 열릴거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지금까지 발표된 홈카페 그라인더와 관련해서는 저는 현재 포화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성능, 분쇄범위의 세마리의 토끼를 잡는 그라인더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코니컬버에서는 니체제로(직구 기준)만한 홈카페용 그라인더가 아직까지 없다고 생각합니다.
플랫버에서는 여럿 64mm 버의 그라인더가 중심을 잡고 있고, 눈에 띄는 기능의 발전이 없을거라 생각하기에,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호환버를 더 많이 찾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브루잉에 관련되어서는 ‘노바이패스 브루어’라는 컨셉이 나왔지만, 생산속도, 접근성, 그리고 대중성이 중요한 오프라인 시장은 여전히 클래식의 하리오가 기라성 같이 버티고 있습니다. 대회에서는 하리오와 더불어 소량 도징이 가능한 오레아나 오리가미 S 같은 작은 사이즈의 플랫바텀 브루어가 점점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중에서 가장 대한민국 스페셜티 커피씬에 영향을 많이 끼칠 주제가 바로 ‘에스프레소 바스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하죠.
에스프레소 바스켓은 현재까지 투톱의 IMS, VST 그 뒤를 이어 Pullman이 현재 오프라인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커피시장은 머신에서의 변화를 위한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온도안정성, 프리인퓨전, 개별보일러’ 등 머신 본체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습니다.
그러다 COVID-19 시즌에 급격하게 성장해버린 홈카페 시장과 많은 커피 유튜버들의 출현으로 인해, 트렌디하면서도 전문적인 개념을 대중들도 같이 발맞춰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1월, 스콧 라오는 본인의 인스타에 ‘본인이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브루잉 커피를 내리는 ‘Filter 2.0’이 가장 좋다’는 의견을 냈으며, 그 이후로 커뮤니티에서는 이 Filter 2.0의 프로파일을 사용하는 유저가 늘어났고, 점점 브루잉과 에스프레소의 영역이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가 오고갔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조나단 간예(Jonathan Gagne)가 균일한 추출에 관련해 설명한 ‘노바이패스’와 ‘고수율의 추출’ 라는 개념도 유튜브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맞춰, 홈카페 유저를 위한 에스프레소 도구, 브루잉과 에스프레소의 영역 사이에 있는 회색구역, 그리고 노바이패스/고수율 추출 개념을 “에스프레소 영역'에 구현시킨 건 바로 “Weber사의 UniFilter”였습니다.
출처: Weber Workshop
기존의 상단 58.5mm에서 내려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바스켓의 형태가 아닌, 원통형의 수직형태의 벽면을 가진 일체형 포터필터였습니다. 그리고 바스켓 하단의 타공으로 인한 오픈스페이스가 기존의 바스켓에 비해서도 매우 넓은 면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빠른 추출속도과 전체 면적에서의 균일한 추출을 가능케하는 도구였습니다.
애초에 스파웃도 없이 나온 것을 미루어 봤을 때, 이는 스파웃에서 나오는 1샷, 2샷이 기준이 되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매장을 위한 도구가 아닌, 이전에 설명한 커피씬에 새로이 도입되는 개념들을 빨리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스페셜티 커피라는 좁은 시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위한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구매자 입장인 해외 커뮤니티 유저들은 50~60만원이라는 높은 금액대와 압력을 버티다 휘어지는 소모품을 포터필터 채로 구매해야 하는 걱정을 보였고, 실사용후기에서도 ‘2mm 두께의 퍽스크린으로 인한 도징량의 한계, 번거로운 준비과정, 빠른 추출시간에 대한 보정 때문에 평상시보다 훨씬 곱게 갈았을 때 보이는 휘어짐’을 문제삼았습니다.
이를 보완해 바스켓 형태의 제품을 준비하던 Weber사였지만, 여러 회사가 UniFilter의 등장과 함께 기존의 형태에서 보완된 에스프레소 바스켓을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가장 두각을 나타낸 회사는 총 3곳이었습니다.
이미 새 형태의 바스켓의 시장을 열고, 보완점을 개선한 Weber Workshop의 UniBasket,
대만 WAFO의 SOE,
미국 Sworksdesign의 Billet까지
이 세 회사의 바스켓이 현재까지 가장 유의미한 결과물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먼저 원통형 '바스켓'을 제작한 회사는 바로 Sworkdesign이었습니다.
Sworkdesign은 미국에서 주로 디센트와 니체제로의 엑세서리 위주를 제작판매하는 곳이고, 몇몇 분들은 아실만한 Porcupress 라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9월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Billet 바스켓을 발표했으며, 초기 1300개의 홀이 있는 Billet 바스켓이 기존의 300개의 홀이 있는 바스켓 보다 6배 높은 수율을 냈다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Sworksdesign 의 Billet 제품은 다음과 같은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58mm - 18g | Hole Count | Spread (Max - Max) | Depth |
Standard Flow | ~1300 | 57.5mm | 24mm |
High Flow | ~3000 | 57.5mm | 24mm |
Edge Biased Variable Flow | ~2800 | 57.5mm | 24mm |
High Flow 제품에서의 홀 갯수가 WAFO와 비슷한 정도의 갯수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제품 표면의 평평함에 있어서도 꽤나 자신감이 있는 듯한 영상도 포스팅 했습니다.
Sworkdesign은 바스켓 하나에 1kg의 17-4 스테인리스 덩어리를 일일히 깎아야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꽤 긴 시간이 걸리며, 너무 많은 주문량으로 인해 현재는 주문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후기를 들어보면 세 바스켓 중 가장 마감이 좋지 않은 바스켓이기도 합니다.
미주권에서는 생산량만 보장된다면 WAFO를 굳이 사지 않아도 괜찮을 스펙을 띄고 있습니다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하는 시간이라 높은 배송비의 WAFO와 적은 홀갯수의 UniBasket 중 고민이 될 듯 합니다.
그 다음은 Weber 사의 UniBasket입니다.
Weber는 12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UniFilter의 장점을 계승하고, 바스켓 형태의 특성을 가진 UniBasket을 발표했습니다.
스펙
CNC가공을 거치는 다른 두 제품과 달리 틀에 찍어서 나오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확실히 생산속도가 나름 빠르며,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여타 다른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홀 개수, 가공방식 등 비교적으로 단가가 많이 저렴해야하는 제품이 170불로 다른 제품들보다 30불(5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는건 좀 납득하기 힘듭니다.
마지막, 그리고 오늘의 두번째 주제의 주인공인 WAFO입니다.
간단하게 SOE 바스켓의 스펙을 소개하자면:
제가 처음으로 WAFO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바로 바로 아래의 영상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qUbnORgH8
영상에서는 브라이언이 개발에 피드백을 주며 진행되었다고 하고, 하나가 아닌 무려 4종의 바스켓이 출시된다고 했습니다.
영상을 보자마자 바로 인스타로 연락을 했고, 그 후로 꾸준히 출시일만을 기다리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한달 정도 지나 22년도 12월 초 쯤, 한국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선착순으로 구매가능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고, 내돈내산으로 바로 구매했습니다.
마음 편하게 써보려고 했는데 먼저 사는 김에 본인들이 원하는 테스트 조건들을 다 해볼 수 있겠냐는 문의과 한국시장조사를 부탁한다는 식으로 연락이 왔고, 그렇다면 시장조사를 위한 두 세트 정도 더 보내면 도와주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총 3세트가 그렇게 저에게 도착했고, 저는 어떤 조건에서의 필드 테스트를 원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본인이 기록한 35% 수율에서의 관능테스트, 가장 고운 분쇄도 테스트(코만단테 6클릭), 10g 이하 도징 테스트 등 랩실에서 해야할 거 같은 시험들을 필드에서 테스트 하길 원했습니다.
최대한 가능한 환경에서만 하겠다는 답과 함께 1달 정도 필드테스트를 하며 요청사항을 진행했습니다.
아래에 소개할 내용은 제가 WAFO바스켓을 소개한 카페 세 곳 과 함께 22년 12월 중반 ~ 23년 1월 29일까지 진행한 “WAFO SOE와 Blends 바스켓 필드 테스트”를 했던 결과이며, WAFO의 동의 하에 진행되었던 필드 테스트 결과를 공유합니다.
[SOE Spirits]
긍정적인 면(Pro):
밝은 커피를 사용하는 스페셜티 매장에서
어두운 커피를 사용하는 일반 매장에서
부정적인 면(Con):
[Blend Origin]
긍정적인 면(Pro):
부정적인 면(Con):
[종합평가]
현재의 바스켓 사이즈로 라이트로스팅에서는 12g까지는 허용범위에 있음.
그 아래의 도징량은 베리에이션 음료를 만들 때, 이미 고정된 컵사이즈에 맞춰서 제공하기 힘듬.
최적의 도징량은 SOE와 Blends 전부 14~17g.
필터커피 추출로도 시도해보았음
(15g in/220g out/niche zero 25 clicks/95 degrees/light roasted single origin bean/no pre-infusion)
Blend 바스켓의 경우, 밀크 메뉴를 제공 시
다크로스팅을 사용할 때, 고객들이 기존의 바스켓에서 나오는 맛을 더 선호함.
라이트로스팅을 사용할 때, 기존 메뉴보다 후미가 길게 이어져 긍정적인 평가가 여럿 있었음.
1달정도의 사용기간 동안 라인형보다는 원형의 타공이 좀 더 청소하기 편했음.
라인형의 타공은 어쩔 수 없이 종이필터를 사용하게 되었음.
다른 무엇보다 바리스타의 업무효율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국 시장에서는 원형 타공을 선택할 여지가 높다고 생각됨.
많은 사람들이 가격에 대한 엄청난 불만을 가지고 있음.
현재 마케팅 방향에 대해, ‘Blend’와 ‘4-way basket’과 같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우기 이전에 SOE 바스켓의 훌륭한 품질과 성능, 그리고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지금보다 훨씬 강조해야 구매함에 있어 가격이 납득이 될 듯 함.
SOE 자체도 200불의 비싼 가격대인데, 다른 종류마저 높은 가격이라면 더욱 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
그리고 바스켓 사이즈에 대해 흔히 더블 바스켓이라고 부르는 H30.5에 대한 기대가 높음.
현재 대중적인 카페 진출을 위해 타겟을 잡는다면, ‘더블 바스켓’의 출시는 필수.
‘더블 바스켓’이라는 단어가 주는 대중성이 현재 후발주자인 WAFO의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음.
Uni 라인의 빠른 출시가 WAFO의 대중성에 많은 보탬이 되리라 예상함.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격이 가장 중요함.
가격을 낮출 수 없다면, 현재 가장 큰 이점인 홀 갯수와 오픈 에어리어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수.
위의 내용을 주고받고 있을 때 쯤, WAFO는 이미 H30.5 사이즈의 바스켓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nL_ro3ufnt/
https://twitter.com/wafoespresso/status/1620211814712897536?cxt=HHwWgMDTzfWDk_wsAAAA
WAFO는 대중성을 따라가기 위해 H30.5 사이즈를 2023년 여름 쯤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만 제품의 네이밍에서 보여지는 의도가 명확하네요 허허…
WAFO는 ‘대중성을 위해 30.5사이즈를 만든 것뿐이며, 이미 기존의 싱글과 더블샷의 범위는 현재 SOE 바스켓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본인들은 바스켓의 새로운 가능성을 테스트 하기위해 새로운 제품들을 출시하는데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온 신제품은 H35.5 트리플/쿼드라 샷 바스켓, 그리고 체크메이트라는 바둑판 타공이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on8qhzMcdQ/
https://www.instagram.com/p/Cm2Fv-5p41U/
영상에서 나온 바와 같이 35g in/72g out/42 sec 의 샷을 뽑기도 하고, 미국에서 진행된 크로매틱 커피 시연회에서는 저 바스켓으로 20g 도징에 300g이라는 필터비율의 커피를 뽑아내기도 했다고 얘기하는데, 상자 밖에서 놀고 싶어하는 창의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력 상품을 필두에 두지 않고, 다양한 테스트 상품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
하지만 기업철학이 너무 한가지를 고집할 때 보여지는 특징이 대중에게 어떻게 어필될지 고심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적인 면을 생각을 해야합니다.
위의 자료에서 보시다시피, VST는 $25이라는 가격에서 IMS와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 에스프레소를 추출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렇다면 VST랑 WAFO, UniBasket은 극명한 차이가 나냐고 물어본다면, 차이가 정말 크게 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8~10배 정도 넘어가는 가격이 맞는건가’라고 생각했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스켓의 수명이 어느정도까지 버티는지도 중요하겠지만, WAFO나 UniBasket을 살 돈으로 VST 바스켓을 3그룹 머신 3대를 한번에 갈아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확실히 가격 정책을 정말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하는 시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했으면서, 바스켓은 왜 전쟁이라 표현하는가?” 라고 말했을 때에는 머신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한 많아질 구매자 수, 기성제품보다는 훨씬 높은 가격으로 인한 신랄한 리뷰, 명확하게 다르지 않다면 뒤쳐지게 될 성능,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으로 인한 한개의 회사만 남아 계속해서 차세대 에스프레소 바스켓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높은 확률로 Weber에서 꾸준히 만들겠지만, 저는 성능, 그리고 더 다양한 변주를 주고 있는 회사가 바로 WAFO이기에 현재까지 가장 훌륭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커피에 관련된 산업에서 이렇게 새로운 활로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현재 한잔을 위해 과하게 소비되고 있는 커피를 아끼는 방향으로 가면서 효율적으로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비록 코로나 기간 이후 새로 발전하는 산업들이 많아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이 과도기를 잘 넘긴다면 정말 새로운 방식으로 커피를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큽니다.
마치 이 벨카 포터필터처럼 말이죠 허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순수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웨버는 패키징을 간소화하고 대량 생산 측면에서 확실히 가지는 잇점으로 앞으로 출시가격을 더 내린다면, 일단 시장에서는 가장 선도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참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서구권 몇몇 인플루언서들이 대부분 친 웨버 경향을 보이기도 하고 해서 아마 마케팅적 측면에서 웨버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다소 슬프기도 한 상황이죠.
와포의 접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뚜렷한 자신들 스스로 추출 철학적 저변이 없다는 겁니다.
다음주에는 와포의 출시 바스켓 4개를 모두 가지고 테스트 할 예정이지만, 왜 이런 바스켓을 만들었을까? 잘 이해가 안가는 두 종류의 바스켓이 있죠. 단순히 맛 때문에 만들었다면, 이 친구들이 추출을 이해하고 바스켓을 만들고 있는게 맞나? 싶은 의심이 들거 같거든요.
제가 와포였다면 아예 SOE 두 종류 바스켓에 중점을 두고 마감 부분에서 조금 더 상품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자체적인 홀 규격의 정확성, QC 데이터, 수율적 측면과 다양한 테스팅 결과들을 제시해줬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단 너무 고가의 바스켓은 맞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타당한 가치만 준다면야 그 영역에서 포지셔닝도 개인적으로는 그리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긴 합니다. 다만 마감이나 마케팅, 그리고 소비자 설득에서는 와포는 확실히 많이 부족해서 되려 응원하는 마음이랄까요.
웨버 바스켓의 경우는 1.2mm 스테인리스를 프레싱하는 과정에서 두께가 0.7mm 라 역시나 내구도에서 영구적일거란 믿음을 주진 못할거고, 이건 모든 바스켓들이 앞으로도 상단기간 동안은 완전한 극복은 어려울거라 봅니다. 그리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라 생각치는 않지만 20만원 넘는 바스켓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들 저같지는 않을테니까요.
한편 앞으로는 ims 등의 기존의 걸출한 대규모 회사들이 이러한 차세대 바스켓에 대한 새로운 시장을 포기할거 같진 않아서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도 하네요. 그리고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은 아마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도 사실인것 같습니다. 아마 비싸서 욕하는 사람들은 가지고 싶지만 너무 심리적 저항감이 큰 이유 때문에 그렇게 자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같구요. 저같은 사람이야 재밌는거리가 많아지니 좋긴하지만요.
마지막으로 와포의 경우는 현재의 바스켓 홀 특성을 유지한다면 굳이 대용량 바스켓을 출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자신들의 현재 바스켓 특성과 그게 만들어내는 추출 역학을 고려한다면 대용량을 사용하는 바스켓이 그리 좋은 매칭은 아닐걸 이미 잘 알고 있는것도 같아요. 여튼 2년 쯤 뒤에는 바스켓 시장이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해지긴 합니다. ㅎㅎ
p.s 벨카의 초기때부터 참여한 비공식 엠베서더로서 ^^ 벨카도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가야할 길은 멀지만 점차 모든 분야들이 그래도 발전하는 것 같아 재밌습니다.
저는 만약에 세대교체가 확실하게 넘어간다면 Unibasket이 ims, SOE Uni가 VST의 포지션을 차지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웨버가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마케팅이 잘 되고 있어 시장에서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뒤이어 따라오는 후발주자들이 그 낙수효과를 받고 얼만큼 성장할지에 더 주목해야할거 같네요.
말씀하신 대로 ims같은 대형회사들이 스스로 갈라파고스화를 고집하는 와포보다는 되려 웨버의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격으로 승부를 걸어 뺏어갈거 같은 느낌도 듭니다.
저 또한 지금 와포가 부족한 필드 데이터로 인해 '일단 틀 밖에서 생각해봐' 정신만 관철하는 마케팅을 한다는 점이 너무 아쉬워집니다.
현재는 정말 잘 만들어둔 SOE를 집중공략해서 차세대 바스켓 시장을 선점하는게 중요한데, 괜히 다른 라인업을 만들어서 CNC가공라인을 분산해 가격 경쟁성을 놓치고, 다른 회사들에게는 하단부 타공에 대한 데이터만 제공하고 경쟁에서 밀려나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죠.
그래도 미국에서 시연회도 열면서 열정적으로 소개하려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든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6월에 출시할 SOE Uni라인이 23년 카페쇼들에서 성공적으로 소개되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와포를 바라보면 '올라타야 할 큰 파도가 보여서 몸풀기 없이 일단 뛰어든 초짜 즐겜 서퍼' 같은 느낌이네요 허허
자세한 데이터 기반의 후기 너무 감사드립니다.
와포와 유니바스켓 모두 해외 인플루언서 리뷰를 보고 아직 디벨롭 단계에 있다고 판단되어서 구매를 보류했는데요. 역시 가장 크게 우려된 부분은 하단부 변형이었습니다. 6 bar 이상으로 쓰기 두려울 만큼의 변형이 눈으로 보이더라고요.
수명이 다해가거나 가공 불량인 ims 바스켓이 터지는 일이 있는것을 보면 와포와 유니바스켓의 변형이 납득은 갑니다만, 그 가격대의 물건이 디자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출시되었다는 부분을 납득하기 어렵더라고요.
웨버와 달리 와포는 가공방식상 더 두껍게 만드는 접근이 제한되지 않아 보이는데, 더 플랫한 바닥면을 구현하지 않은 부분이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와포의 Too good extraction에 대해서는 노 바이패스 브루어에서도 저는 비슷한 인상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높은 등급 말고 데일리 커피를 마실때는 노 바이패스 브루어보다 하리오가 더 긍정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커머셜 등급의 에스프레소 블랜드를 too good extraction 하는게 좋을수 없다는 추론이 떠올랐었습니다.
저도 웨버의 가공방식대비 비싼 가격을 보자면 와포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참 무럭무럭 샘솟습니다.
벨카도 많이 흥하시길 기원합니다!
하단면의 수평 문제는 공장화+대량생산을 하는 WAFO와 달리 Sworksdesign이 바스켓 하나에 정말 공을 많이 들이는 점에서 분명히 자랑할 만한 요소가 되겠죠.
최근에 Sworkdesigns에서 다시 바스켓 판매가 시작된다고 하니 더 많은 후기가 점점 올라올 듯 합니다.
추출력에 대해서는, 원두로만 보았을 땐 사실 등급보다는 로스팅 정도에 관련된 문제라고 보는게 맞을듯하네요. 비슷한 등급의 커머셜 블렌드를 써도 앞서 말한 중약배전~중배전을 사용하는 매장에서는 꽤 잘 맞았었으니까요 허허
벨카는 현재도 꽤 괜찮게 쓰고 있지만, 나아가야 할 목표가 명확해서 더 기대가 되는 제품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