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게싱(Degassing) 자체가 좋지 않다(혹은 필요하지 않다)는 관점은 일단 제외하고, 갓 로스팅된 이후 충분한 이산화탄소 배출 시기를 갖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면 거의 모든 업장에서 금기시되는 원두를 미리 갈아두는 행위가 디게싱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혹시 이와 관련된 자료가 있을까요? 블랙 워터 이슈에 있는 디게싱에 관련된 게시물의 댓글에 저와 같은 의견이신 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조금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데이터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제 나름의 경험으론 꽤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는데 이건 순전히 저 혼자 진행한 관능 평가였고 저는 제 관능을 그리 신뢰하지 않아서요. 완전히 잘못 접근해서 헛다리를 짚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실험해보고 싶어도 어떤 부분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도 몰라서 여러분의 고견을 여쭤봅니다.
물론, 미리 분쇄해둔 원두의 향미 손실과 홀 빈 상태에서 진행되는 디게싱의 향미 손실이 100% 동일한 화학 반응으로 진행될 것 같진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예상은 있네요.
• 자유 주제 게시판 분류에 <질문>이 추가됐으면 좋겠습니다!
라이트로스트를 지향하는 로스팅을 하고, 대회 시작 6시간 이전에 샘플로스터기로 로스팅하고, 시작 45분 전에 그라인딩을 미리 시행합니다.
미리 그라인딩을 하는 이유는
#1. 6시간 전에 로스팅을 했기 때문에 디개싱을 강제로 시행하기 위해서
#2. 디개싱이 많이 된 커피가 브루잉을 할 때 좀 더 일관적인 결과물을 나타내기 때문에
라고 설명합니다.
혹시라도 궁금해하실까봐 패트릭이 본인 브루어스컵 설명하는 영상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i5MZE-4HDQ&ab_channel=CoffeewithApril
혹시라도 경험해보고 싶으시다면 서울 한남동에 있는 직영매장에 가셔서 드셔보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탈기(Off-gassing) 과 관련한 자료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SCA의 Freshness Handbook 입니다. 당연히 분쇄 상황에서는 엄청난 디개싱 효과가 일어나지요. 해당 책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커피를 분쇄한 후 가스 탈기 속도가 10배 이상 증가합니다.[75%의 갇힌 가스가 분쇄 중 및 분쇄 직후(첫 번째 측정까지 90초 이내) 방출됨]"
스캇 라오도 그의 저서에서도 사전 그라인딩을 언급하는데, 그의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사전 그라인딩 vs Resting
샷을 뽑기 30~60분 전에 원두를 그라인딩하면 원두를 며칠 동안 놔두었을 때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분쇄한 시간을 레스팅 일수로 정확히 변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바리스티는 사전 분쇄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콩을 레스팅 합니다. 솔직히 나도 사전 그라인딩보다 레스팅을 선호하는데, 카페에서 사전 그라인딩을 연습할 때 그라인딩과 추출 시간 사이의 시간을 제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분쇄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향미손실의 비율 중 어떤게 더 향미손실이 적을지 궁금하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