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오니어 커피입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생두나 원두에서 감자향을 느낀적은 없고 약 10년전 브룬디? 르완다 커피에서 홍삼맛을
느낀적은 많습니다 ㅠㅠ 문화가 다르니 아마 같은 디펙트를 다르게 표현했을 수도 있겠네요.
여러 디펙트 향미 중 가장 상세히 연구되어 있는 내용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발효취'로 여겨지는 된장 춘장 같은 향의 원인에 대한 내용을 너무 찾고 싶었지만,
센서리라는게 문화마다 너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발효취, 된장향이라고 느끼더라도 다른 문화권에선
그 향을 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포테이토 테이스트 디펙트' 가 있을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르완다나 브룬디 생두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이취가 꽤나 심하고 강렬했는지 어째서 이런 향이날까?에 대한 내용이 참 많습니다.
재배자들은 애써 힘들게 재배했는데 팔리지 않는다면 참 속상하겠죠.
포테이토 테이스트는 생두에서 생감자 향이 나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쾌쾌하고 흙 같은 향때문에
부정적인 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데 또 아시아나 중-남미에선 이와같은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특히 르완다나 브룬디에
집중이 되어 있는데요. 어째서 이 국가들만 감자향이 입혀졌을까요 ?
포테이토 디펙트의 원인
포테이토 디펙트를 일으키는 캐미컬은 크게 두 종류 입니다
Isopropyl–2–methoxyl–3–pyrazine(IPMP)와 2-isobutyl-3-methoxypyrazine (IBMP)이죠
참 신기한게, 보통 디펙트 향미의 원인이 되는 캐미컬은 생두나 원두, 실험 조건에 따라 약간씩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감자향만은 뚜렷한 지표가 있습니다.
IBMP와 IPMP [1]
이 화합물들은 생감자, 또는 그리리시 같은 푸릇한 향미를 주며 커피뿐 아니라 와인산업에서도 이취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얘네들은 어떤 요인에 의해 발생할까 ?
중-남미, 아시아에서는 큰 이슈가 아닌 이 포테이토 향미들은 왜 유난히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브룬디와 르완다에서 그렇게 보고될까요 ?
연구진들은 첫번째로 해충을 꼽았습니다.
커피버그
Antestiopsis thunbergii 또는 antestia, variegated coffee bug라고 불리는 이 해충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해충입니다. 커피베리보러가 대표적인 커피 해충으로 케냐,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악명을 떨친다면,
커피버그는 주로 브룬디나 르완다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프리카 자생이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같은 신흥 커피산지로도 퍼져나가고 있다고합니다. [2]
이 해충은 어떤 역할을?
커피버그와 포테이토 향미와의 관계를 다룬 내용이 있습니다. 르완다의 연구진들은 르완다의 커피재배지 전역에서 샘플들을 수집한 후 감자향미와 해충(커피버그, 커피베리보러)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전체 샘플 중 약 5%정도에서 포테이토 향미가 느껴졌고 지역마다 편차가 컸습니다. 북쪽의 생두가 남쪽에 비해
비교적 더 많은 포테이토 향미를 가지고 있었죠
커피버그는 르완다 전역에서 존재했고, 포테이토 향미와 마찬가지로 지역마다 편차가 있었습니다
샘플 지역 전체에서 커피버그와 커피베리보러의 밀도, 손상된 잎 수준이 재배방법
(단일경작, 가지치기, 농약처리 등)에 따라 달라지는지 조사했습니다.
위 표에서 보시는 것 과 같이 재배방법에 따라 피해정도가 다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약을 치는게 가장 좋긴한 것 같은데요, 다른 작물과 같이 재배하는 복작(간작)도 피해를 줄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간작 재배를 하면 커피나무가 적고 생물 다양성이 증가해서 피해를 조금
완화시키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어서 커피베리보러도 동일하게 조사했지만 커피버그보다는 덜 피해를 줬습니다
그래서 커피버그와 포테이토 향미의 관계는?
커피버그나 베리보러나 피해를 입히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럼 포테이토 향미의 원인을 커피버그한테만 돌릴 수 있을까요 ?
열매 손상과 포테이토향미의 관계
저자들은 커피버그로 인한 열매손상이 증가할 수록 포테이토향미가 더 증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분석에서는 커피버그 밀도와 포테이토 향미의 관계에 대해 다뤘고 결과는 위와 마찬가지로 커피버그가
많을 수록 더 포테이토 향미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커피버그가 많을수록 포테이토 향미가 더 도드라졌지만, 놀랍게도 커피버그는 감자향의 핵심 물질인 IPMP, IBMP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커피버그가 IPMP의 원인이 아니라는거죠.
2. 박테리아
다음 가설은 박테리아 입니다.
커피버그로 인해 체리 또는 생두에 구멍이 뚫리면, 그 공간에 박테리아가 침투해서 감자향을 낸다는 것과,
커피버그와 공생하는 박테리아가 커피로 유입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 포테이토 향미가 보고된 건 1960년대 였습니다. 'Stolp'씨는 포테이토 향이 나는 콩고 커피생두에서
그람-음성세균을 분리했고 산토모나스 (Xanthomonas)속으로 분류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식물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박테리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기에는 Erwinia속 또는 Xanthomonas uredovora으로 분류되었지만 후에 Pantoea속 ananas종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후 포테이토 향미를 만들어내는 박테리아들이 계속 동정되었고 현재는 대표적으로 Pantoea coffeiphila가 있습니다 [4]
만약 박테리아에 의해 생두가 오염 되었다면, 생두표면에서 IPMP가 검출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들은 감자향이 나는 생두와 일반 생두의 표면을 채취해 분석했습니다.
감자향 생두표면(아래), 일반 생두표면(위)의 GC결과
결과는,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다른 패턴을 보였습니다. 무언가 다르긴 했다는거죠.
하지만 IPMP, IBMP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박테리아가 IPMP를 만들어냈다면,
표면에서 검출되었을텐데 그렇지 않았네요.
그래서 저자들은 생두를 파쇄해서 분석해보기로 합니다.
커피 생두 자체가 IPMP를 만들어냈다면 파쇄했을 때 검출될테니까요
A : 커피버그 피해를 입은 홀빈생두, B : 커피버그 피해를 입은 생두분말
위 표에서 보는 것 과 같이 그라운드 생두에서 IPMP와 IBMP가 검출되었습니다
이 결과로 포테이토 향미 유발 물질은 박테리아에 의한 외부감염 대신 생두 자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3. 커피의 스트레스 반응
식물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빛이나 온도 바람, 촉각 같은 비-생물 자극부터 생물학적인 자극까지요
이렇게 외부자극을 받으면 식물은 자극에 의한 피해를 낮추기 위해 이차대사산물인 여러 보호물질을 생성합니다.
이런 대사산물들은 우리들에겐 유용물질일 수 있고 독일 수도 있죠. 커피에선 다채로운 향에 한 몫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부에서 생성된 IPMP는 스트레스 반응의 결과일것이다 라는 가설이 제기되었죠.
연구진들은 IPMP의 대사경로와 관여 효소들을 분석한 다음 커피에도 그러한 효소들이 있는지 찾았습니다.
IBMP와 IPMP합성경로 [5]
감자향 유발물질의 합성경로는 위와 같습니다.
커피에서는 IBHP를 IBMP로 합성하는 효소(O-methyltransferase)가 존재했고
커피의 효소를 인위적으로 발현했을 때 IPMP 와 IBMP를 합성할 수 있었죠.
또 관능적으로도 이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6]
그래서 저자들은 커피체리 내부에서 포테이토 향미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IBMP 표준물질, 농도를 알고 있는 EEP
효소(Calocus3-2)와 이것의 기질(IBHP) 그리고 내부표준물질(EEP)
2번에 표준 IBMP 추가
여기까지 내용으로 봤을 때 요약하면, 포테이토 향미는 재배단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며,
커피버그의 개체수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커피버그를 제거할 수 있게 손으로 잡던가, 방제를 하던가 하면 훨씬 향미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또 농약을 친다면, 네추럴 가공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의문은,어째서 커피베리보러에선 포테이토 향미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입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이라면 보러해충에서도 발생 되었을텐데요
.
마무리
이번 편까지 디펙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정밀한 기기분석과 관능의 관계는 항상 핫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결과가 매번 다르니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히 스페셜티커피에서 더 어려운 점은, '우수한' 향미보다 개성있는 노트가 더 주목받기에 캐미컬을
기반으로 향미를 예측하는게 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향미를 찾는 것 보다 부정적인 향을 찝어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커피의 이미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번내용으로 포테이토 향미, 또는 생채소향에 대한 의문이 조금 풀리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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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어커피 pioneercoffee(@pioneercoffee_)
[1] Prevalence and Management of Alkyl-Methoxypyrazines in a Changing Climate: Viticultural and Oenological Considerations
[2] Occurrence of potato taste defect in coffee and its relations withmanagement practices in Rwanda
[3] GCMS Investigation of Volatile Compounds in Green Coffee Affectedby Potato Taste Defect and theAntestia Bug
[4] pantoea coffeiphilasp. nov., cause of the‘potato taste’ of Arabica coffee from the AfricanGreat Lakes region
[5] Behavior of 3-isobutyl-2-methoxypyrazine biosynthesis related to proposed precursor and intermediate in wine grape
[6] Identification of hydroxypyrazine O-methyltransferase genes in Coffeaarabica: a potential source of methoxypyrazines that cause potato taste defect